균형감각 있는 등반
균형감각 있는 등반
암벽 등반기술에 있어 열쇠는 좋은 밸런스에 있다는 얘길 종종 들었을 것이다. 밸런스가 무엇이고, 밸런스 감각이 등반에 어떻게 도움을
주는 것인가? 밸런스를 얘기하기에 앞서 먼저 세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1. 지구의 중심(중핵)
지구의 중핵은 매우 뜨겁고 밀도가 높은 곳이지만, 우리 몸의 원자들은 한마음
으로 그곳을 지향한다. 이러한 숙명적인 이끌림으로 인해 우리 몸은
지표면에서 6,378km 정도 떨어진 지구의 중핵 쪽으로 끊임없이 당겨지게 된다.
2. 몸의 중심
지구의 중핵보다 훨씬 가까이 있는 우리 몸의 무게중심은 개개인의 고유한
외형이나 그때그때의 자세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된다. 특별히 비정상적인
신체구조를 갖지 않는 한, 무게중심은 상체에 있게 된다.
지구의 중핵과는 달리 무게중심은 고정된 것이 아니다. 팔을 허공에 뻗었을
때 몸의 무게중심은 위로 올라가게 되고, 다리를 내뻗으면 몸의 중심은 보다
옆으로 이동하게 된다.
원숭이가 움직이는 것을 살펴보면, 몸의 중심을 잡기 위해 사용하는 꼬리의
유용함을 알게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불행하게도 꼬리가 없다.
3. 당신의 기저점
이것은 당신의 무게중심과 지구의 중핵이 만나는 지점을 말한다. 만일 당신이 한쪽
다리로만 서있다면, 당신의 기저점은 당신의 발바닥이 될 것이고, 두발로 서있을
경우에는 그 사이의 공간을 말한다.
<<무게중심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쉽게 변화되는 것이다.
우리 몸의 기저점이 지구의 중핵과 일직선상에 있을 때, 밸런스 상태에 있는 것이다.>>
밸런스란 무엇인가?
밸런스는 우리 몸의 무게중심과 (당신의 기저점이 어떤 점이 되든 간에) 지구의 중핵이 일직선상에 있을 때 얻어지는 것이다. 다소 우주적인(?)
얘기다. 무게중심점은 당신이 몸을 움직일 때마다 따라 움직이는 가상의 지점이다. 한쪽 팔을 옆으로 뻗으면, 무게중심 역시 옆으로 움직일 것이고,
한발을 다른 방향으로 뻗으면 무게중심도 그 방향으로 이동할 것이다.
무게중심이 등반과 어떤 관련성이 있는가? 어떤 루트나 무브는 이상하게 힘들고 격렬하다고 느낀 적이 일을 것이다.
흔히 경사가 급한 등반은 가파르기 때문에 당연히 어렵다고 말하지만, 별 도움이 되는 말은 아니다.
완만한 슬랩을 가로지르는 사선크랙 또한 매우 힘들 수 있다.
이 두 가지 경우에 있어서 공통점은 무엇인가? 짐작했겠지만, 두 경우 모두 밸런스를 잃기 때문이다.
균형을 잃었을 때, 넘어지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몸을 지탱하는 것이다.
이것은 등반상황에서 대부분 상체 특히, 핸드홀드와 밀접한 관계가 있겠지만, 손가락 근력이 발로 서는 능력
에 미치지 못하는 부조화현상이 발생한다.
마찰력이 있는 슬랩에서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은 쉽다. 단순히 발을 수직으로 유지하면 된다. 하지만 움푹한
홀드에 발을 딛지 않으면, 돌파하려는 무브마다 밸런스 유지가 어려워 힘들게 된다.
벽의 각도가 가팔라질수록 밸런스 감각은 더욱 정교해져야 한다. 오버행이 되면 상시 밸런스 유지가 불가능
해진다. 그러므로 현실적인 목표는 밸런스 상태의 등반이 아니라, 가능한 밸런스 상태에 근접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이것은 몸을 벽에 최대한 밀착시키는 것(힙의 유연성이 필수적)과 플래그로 한쪽방향의 동작을 보완하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오른쪽 사진은 전형적인 오버행 무브를 보여준다. 발홀드가 손홀드 바로 밑에 있지 않고,
설상가상으로 등반자가 오른쪽으로 이동하려고 하고 있다.
등반자는 밸런스 유지에 사용되는 상체근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무게중심을 왼쪽으로
옮기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서 사용된 아웃사이드 플래그는 무게중심을 옮기기 위해 오른발을 왼쪽으로 뻗는
것이다. 이 특별한 기술은 힙을 바위에 붙이는데 유용하고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하는
발바꾸기에도 사용된다.
결론
밸런스는 단순한 것이지만, 올바른 몸동작을 재빨리 찾으려면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플래깅 기술이 익숙지 않으면 바위 각도가 센 경우,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연습할 때 각도가 센 바위를 찾아서 무브마다 한발로 오르면서 발을 바꿔보고, 남은
발로는 무게중심을 잡기 위해 사용하면서 어떤 자세가 힘이 덜 드는지 느껴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