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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너서

몽블랑(4807m) 등정과, 그랑조라스 북벽 등반.

by 청아 김종만 2010. 8. 16.

어제 저녁에 돌아왔습니다.

친구 셋이서 떠난 알프스 원정, 정말 신나게 놀았고 원없이 등반했습니다.

비록 성과는 조금 만족스럽지 않지만........ 그럼 어떻습니까?  젊은 날의 후회없는 도전을 했는데.

가기 전 우리가 계획한 목표는 두 곳이었습니다.

유럽 최고봉 몽블랑(4807m) 등정과, 그랑조라스 북벽 등반.

사실 그랑조라스가 메인 타겟이었기 때문에 가자마자 도전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날씨가 문제였습니다. 현지 민박집 사장님도 8월에 이런 날씨는 처음 본다고 할 정도로 2,3일에 한번씩 비가 왔지요.

아래 샤모니에 비가 오면 3,000m 이상 산에는 폭설이 내립니다.

결국 그랑조라스는 만져보지도 못하고 포기해야 했습니다.

 

 

몽블랑은 폭설에도 불구하고 해냈습니다.

무릎까지 빠지는 신설을 뚫고, 현지 산악인들도 꺼리는 힘든 루트로 16시간이 넘게 걸려서 정상 등정을 하고 하산까지 한거죠.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내 발아래 있는 느낌............ 참 짜릿합니다.

특히 저는 몽블랑에 네 번째 도전해서 오른 정상이라 감회가 정말 남달랐지요.

너무 늦은 시각에 정상에 올랐고, 또 강풍이 부는 탓에 오래 머물지 못한 것이 아쉬웠답니다.

 

 그리고 남는 시간동안 그랑조라스 북벽을 대신해서 한국인들이 잘 등반하지 않는 까다로운 드루남벽을 등반했습니다.

그중 그랑 드루(3,754m) 정상까지 이어지는 남벽루트였는데, 3,000m가 넘는 고도에서 암벽등반하는 느낌, 기가 막힙니다.

 

하지만 급하게 변변한 정보도 없이 올라간 탓에 시간이 지연되고, 어두워지면서 또 날씨가 험악해져 정상을 150m 남기고

탈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박을 맞으면서 몇 시간 동안 하강을 거듭한 끝에 산장에 몸을 뉘일 수가 있었지요.

 

 

아직까지 아쉬움이 많지만.... 숙소에서 우연히 함께 지내게 된 한왕용 선배님(14좌 완등자)의 말씀처럼 산은 어디 가지 않으니까,

우리 마음만 그대로라면 또 올 수 있으니까...... 만족하고 돌아왔습니다.

보름을 꽉 채워 거의 쉬지도 않고 움직였던 치열했던 시간. 친구들과 함께해서 더 즐거웠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 더 행복했습니다.

많이 보고, 많이 놀고, 많이 걷고, 많이 등반하고, 많이 먹고, 많이 웃고, 많이 배우고, 많이 생각한.... 꿈같은 시간으로 우리 젊은 날을 채우고

이제 또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렇게 떠날 수 있다는 건, 돌아올 곳이 있기 때문이겠죠.

내일부터 시작하는 새로운 일상, 우리에겐 다시 도전과 모험의 시작일 겁니다.

 

응원해 주신 많은 분들이 보고 싶었습니다. 다 만나고 싶고 함께 밥 먹고 싶습니다.

글로 쓰기엔 너무나 많은 모험담, 천천히 나누어 드리겠습니다.

그럼, 주말 행복하게 보내시고 나중에 보도록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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