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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암릉

토왕폭 좌능리지

by 청아 김종만 2012. 5. 6.

 

여기서 부터 토왕폭을 오르는 길은 불규칙적이다. 초행자는 길을 걷다가도 잃어버린다
산비탈의 사면에서 갑자기 개울쪽으로 내려가기도 하고 때로는 반대편을 건너야 한다
맑은 계류를 사이에 두고 숲은 울창하고 계곡은 깊어 세속과는 다른 길이 펼쳐진다
숨바꼭질하듯 한참을 오르다보면 그 길의 끝에 거대한 폭포가 나타난다
토왕성폭포, 오늘 우리가 등반할 최종 목적지 바로 그곳이다.



우측의 일반 등산객도 다니는 샛길로 토왕폭 상단을 오른 적은 있지만  좌측리지는 개척된 루트도 아니고

누구하나 다녀온 흔적이 없는 그런 곳이다 정말 내가 생각해 봐도 무모하기 이를데가 없다
설악산의 여러 곳을 다녀봤지만 모두 다 누군가가 기록을 남긴 곳이고정상적인 루트였다가 관리공단에서 폐쇄한 곳이다
보기만해도 주눅이 드는 좌측 리지, 오늘은 정말 내 생애 최대의 모험과 도전이다.

 


정보가 없기에 어느 곳이 등반을 시작하

출발지점인지 알 수가 없다


이곳을 유일하게 등반한 한 팀은 무려

1시간 초입을 찼는데 헤매었다고 한다
한번의 잘못된 판단은

오늘 하루의 등반을 망친다


그래서 더 신중하게

여기저기를 눈여겨본다
아직도 녹지 않은 커다란 눈덩이가

좌골 계곡 군데군데 산재하다
순간 느낌 상으로 딱 와닿는 한 곳,

 물 옆의 바위를 조심조심 지나

눈덩이를 밝고 그 앞에 선다


바로 옆의 경북대학교 산악회에서 붙인 동판,

이곳이 루트 초입 임을 암시한다


"어이해 눈보라 속 사라졌나 그 친구...."
가슴이 찡한 서럽도록 슬픈 저 문구가

토왕골의 바람타고 가슴 깊이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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