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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모아

엑스레이 촬영 자연의 사물 속

by 청아 김종만 2008. 7. 23.

엑스레이 촬영 자연의 사물 속

 

 

사진은 빛으로 그리는 그림이란 뜻입니다.

자연의 물상은 빛을 통해서만 우리 눈에 보이기 때문이며

빛이란 존재를 통해서만, 자연은 그 외피를 우리에게 드러냅니다.

 

 

오늘은 네덜란드 출신의 사진 작가 알버트 쾨시어의 엑스레이로 찍은 자연사진들을 소개합니다.

우리는 흔히 사진이라고 하면, 빛이 사물에 닿아 토해내는 반영을 담아내는 매체라고 기억합니다.

하지만 엑스레이 사진은 이와 다른 성격을 갖지요 바로 사물을 투과해 그 연한 속살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X-ray는 물질을 투과하여 그 물질이 지닌 본연의 내면적 형상을 영상 이미지로 재현하는 신비스런 힘이 있습니다.

사물이 지닌 내면의 신비적 아름다움, 상상될 수 없는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지요. 주변에 널브러진 자연과 풍경들,

그 속에서 만나는 소재들이 엑스레이에 투과될 때, 너무나도 생각지 못한 지적 설계자의 지혜와 조우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피사체가 지닌 추상을 넘어 매우 과학적이고 의학적인 시선을 보여주지만 이 시선이 불편하지 않은 이유는 속살 깊이

패어있는 생태계의 관념과 마음의 풍경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마치 내과의사가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 정확한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것처럼 그 모습을 찍어냄으로써 우리가 훼손

하고 파헤친 자연과의 화해를 꿈꾸어 볼수 있듯 말입니다.

 

 

어떤 찬란한 것도 오래가지 못하리

자연의 연초록은 찬란하지만, 지탱하기 제일 힘든 색. 그 떡잎은 꽃이지만, 한 시간이나 갈까.
조만간 잎이 잎 위에 내려앉는다. 그렇게 에덴은 슬픔에 빠지고, 새벽은 한낮이 된다.
어떤 찬란한 것도 오래가지 못하리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를 읽어봅니다.

신록의 계절이 다가옵니다. 여름의 밤을 맞이할 채비가 덜 된 봄 노을 신부의 투명한 오간자 드레스

자락처럼 쌀쌀맞은 나날이  계속되고 있는 지금, 옅은 초록 뒤에 숨은 찬란한 황금빛 생을 그려봅니다.

 

 

빛 아래 투과된 사물들은 정교한 디자인으로 설계된 한편의 건축물 같습니다.

화려한 외장도, 장식도, 여인의 드레스에 덧붙인 수많은 트리밍과 레이스도 그 화려함을 뽐내는 것은

한 순간일 뿐인것을, 작가의 사진 한장 속에서 그저 겸허하게 배울 뿐입니다.

 

 

어둡지만 우아한 숲길을 따라 걸어갑니다.

영혼의 상처가 위무되고 치유되는 자연 속을 걷다보면 결국 우리모두가 많은 걸 빚지고 있음을 배우고,

그 길을 다 지나기 전에 상에 지켜야 할 약속이 있었음을 재확인 하게 되지요.

 

 

작가가 찍어낸 바다속 풍경입니다.

엑스레이로 찍어낸 푸른 바다 내부의 몽환이 우리의 시야를 끕니다.

 

 

X선의 특징은 가시광선보다 에너지가 커서 물질의 내부까지 침투한 다음에 산란되기 때문에 회절 현상이 발생,

X선 회절 패턴은 물질의 결정 구조에 의해 정해지며 이 회절 특성에 의해 물질의 결정 구조를 알 수 있답니다.

 

엑스레이로 찍은 사물들이 평면적인 이미지임에도 불구하고 원근감이 보이며, 입체감이 드러나고 있는 것은 바로

X선의 회절 특성에 의한 것입니다. X-ray와 방사선 영상판 사이의 은행잎이 밀착되었음에도 X선의 회절 현상이 그

사이의 미세한 유격을 다른 각도로 조사(照射)했기에 농담과 포커스에 의한 원근감이 생겨 평면임에도 입체적으로

재현된 것이지요.

 

 

개인적으로 승마를 좋아해서 주말이 되면 봄과 여름이 교차하는 시간 로 말을 타러 갑니다. 그런데 참 신기하죠.

위의 사진이 바로 말꼬리를 엑스레이로 찍은것이라니 말입니다. 마치 마디마디 꺽어진 수수깡대 같은 것이 접합된

모습이, 빛을 투과해서 얻어낸 결과란 것이 놀랍습니다.

 

아래의 사진 속, 도토리들을 투과해 찍은 사진도 신기하기만 합니다. 영글어가는 견과의 내면은 저렇게 치열하게

촘촘한 것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생의 어느 한 순간 환희를 맛보기 위해 튀어나오는 행복도, 결국은 발효

의 시간을 버티고 지탱해야만 얻을수 있음을 다시 한번 배우고 맙니다.

 

 

 

앙증맞게 익어가는 네가 정녕 크다고 재는가 별빛 스며와 눈뜬 너와나 무수하게 성장해 온 우린데
크다고 높이 있고 작다고 아래 달리는 건 아닌데 우쭐 돼봤자 어차피 가루되어 묵사발 되는 인생
여보시게나 정녕 크다고 재려거든 다람쥐로 태어나지

                                                                                               일하의 <도토리인생> 전편

 

삶을 살아가면 배우는 것 중에 하나가 우리 인간들은 너무나도 많은 도토리 키재기에 스스로를 매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치권력도 국민의 목소리를 담지 하지 못할때묵사발이 되듯, 자연의 목소릴 경청

하지 않을때, 그 속에 공존을 꿈꾸며 치열하게 살아간 우리의 삶도 그렇게 묵사발이 되고 말거라고요.

대운하며 우리내 먹거리며 그 어느것도안전하지 않은 위험사회에 살아가지만, 결국 자연의 여린 속살,

겨울에 따스한온기 하나 불어주지 못하고 살아온 우리의 탓이리라 생각해 봅니다.

 

기침이 너무 심해 말 한마디 못하고 있습니다. 묵을 하니 오히려 주변이 보이고, 다변하지 않으니 남의

말도 듣게 되더라구요.여러분도 제게 하고 싶은 말....하지 못했던 말 있으면 던져주고 가세요. 더 듣고

좀더 새기며 살아가렵니다. 어차피 여러분의 영혼이 제 속살을 비추는 엑스레이와 같은 것인걸요.

그 지혜를 참 늦게서야 익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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