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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건강

[사상체질 등산건강] 위장병엔 '식후행칠보'가 명약

by 청아 김종만 2009. 6. 4.

10년 넘은 고질적 속병도 등산으로 씻은 듯 나아

 

옛날 섭생법에 ‘식후행칠보’라 하였는데, 이것은 밥 먹은 뒤 최소한 일곱 발자국을 걸

으란 말이다. 그래야 먹은 음식이 소되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요즘은 도

무지 먹은 뒤에 움직이려 들지 않는다.
승용차를 타고 식당에 갔다가 승용차로 떠나고, 밥상머리에서 드라마나 TV 프로를 끝

까지 다 봐야 하고, 식후에 이야기 꽃을 피우기 시작하면 좀처럼 그칠 줄 모른다.

도대체 운동 부족이 한도 끝도 없으니 위장이 활동할 기회를 주기 어렵다. 그래서 그런

지 온통 위장병 환자가 증가하고 있고, 약을 쓰고 치료를 해도 치료율이 매우 부진하다.

나이가 중년에 접어든 환자가 10년 된 위장병을 호소해왔다. 자가용을 운전하기 시작

할 때부터 위장이 탈이 나기 시작 하더니 이제는 위장약을 들고 산단다. 배는 나왔는데

다리는 근육이 거의 없고 힘도 없다. 걸음걸이는 휘청거리고 허리가 앞으로 구부러졌다.

간단한 약을 주면서 등산을 하라고 권유했는데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10년 된 위장병이

씻은 듯이 낳았다. 각종 운동도 해보았지만 위장병에는 등산이 최고라고 했다.

 

이 사람은 자가용을 운전하면서 걷질 않아 하체가 부실해져 족삼리라는 혈이 소통이 안 되서 생긴 위장병이기 때문에 등

산으로 근본적으로 치료가 되었다고 본다. 그러나 위장병이 그렇게 간단한 것만은 아니다. 최고로 고치기 힘든 위장병은

신경성 위장병이다. 밥을 먹고 소화가 안 될 것이라고 생각만 해도 정말 소화가 안 되는 사람이 있다. 이 작은 생각의 차이

때문에 평생을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이웃의 한 노인은 17세 때부터 60세가 넘도록 매일 위장약을 복용했는데, 일생 동안 살면서 딱 3개월간 위장약을 먹지 않

았다고 한다. 그때가 6.25 사변 때라고 했다. 피난짐을 싸가지고 들고 뛰느라고 소화가 되고 안 되고는 생각할 틈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니 소화제를 먹지 않아도 소화가 잘 되었던 것이다. 그러다 전쟁이 끝난 다음엔 또 소화제를 먹기 시작해서

평생 먹고 살았다는 것이다.

 

100kg 넘던 소양인, 등산과 삼겹살로 날씬해져

소화기관은 자율신경에 의하여 작용하는데 스스로 조절해 움직인다 하여 자율신경이라 한다. 심장, 위, 장, 방광, 호흡기능,

잠자는 신경이 다 자율신경인데, 특히 위장은 생각하는 신경과 직접 연결되어 있어서 기분에 의해 좌우되기 쉽다.

한방의 사상의학적으로는 소음인이 특히 예민하다. 이들은 속이 냉하고 예민하여 식사할 때 기분 나쁜 소리만 들어도 체

하고, 걱정근심이 있으면 반드시 위장장애가 발생한다. 이런 위장병 환자들에게 꼭 등산을 권유해볼 만하다.

우선 감정을 누그러뜨리고 부담없이 자연과 더불어 물 흐르듯 등산을 하면 위장도 따라서 리듬을 타게 되고 기분을 전환

시킬 수 있기 때문에 대단히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수험생이 먹기만 하면 토하고 설사를 자주하여 도저히 공부할 수 없을 정도였다. 처음부터 무리하지 말고 1주일에 한 번

정도라도 등산을 하면서 기분전환을 하라고 했더니 약을 먹는 것보다 더 큰 효과를 보았다.

그리고 산에서 먹는 것은 절대로 토하지 않고 설사도 하지 않더란다.

 

또 중요한 것은 중독성 위장질환이다. 술을 많이 먹거나 담배를 지나치게 많이 피워 주독이나 니코틴이 간에 쌓이고 쌓여

위가 나빠지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아직 40이 채 못 된 환자가 소주를 20년 마셨는데 이제는 속이 메스껍고 어지러우며 피곤하고 소화가 잘 안 되어서 밥을

전혀 못 먹고 술만 마신다고 한다. 약도 먹을 수 없어 거의 자포자기한 환자에게 동네 뒷산 나지막한 데나 올라 다니라고

했다.

그런데 두 달 후에 딴 사람이 되어 왔다. 처음에는 술병만 차고 산행을 했는데 어디선지 힘이 생기고 밥맛이 돌아 이제는

식사도 잘하고 고기도 잘 먹는다고 했다. 과연 등산의 효과가 이렇게 좋은 줄은 전에는 몰랐다.


 

사상의학적으로 한 소양인이 왔는데 살이 너무 쪄서 체중이 100kg이 넘었다. 고기를 전혀 먹지 않아도 살은 계속 찌고 누

룽지만 먹어도 소화가 안 되니 속이 쓰려서 못 견디겠단다.

그에게 “앞으로 누룽지는 절대 먹지 말고 삼겹살을 구워서 상추쌈을 먹고 등산을 다니라”고 했다.

환자는 깜짝 놀라 “돼지고기를 먹으라고요?”하면서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펄펄 뛰었다. 그러면 우선 등산부터 하라고 했

더니, 10일 후에 얼굴이 환해져서 왔다. 등산을 하면서 한번 시키는대로 해볼 거라며 삼겹살에 쌈을 싸먹었더니 의외로

소화가 잘 되면서 속이 편해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10일 동안에 체중이 5kg이 빠졌다고 했다.

소양인은 위가 뜨거워서 위산이 많이 나오는 체질인데, 고기를 먹지 않으면 위산과다가 되어 속이 쓰리고 탄수화물성 비만

이 오는 것이다. 고기를 먹어야 지방질을 분해하는 효소가 나와서 복부비만을 해소하지, 고기를 먹지 않으면 지방질을 분해

하는 우루소텍소시코린산이 나오지 않아 복부지방을 처리하지 못한다.

비만을 치료하는 방법 중에 황제 다이어트법이 있다. 가장 빠르게 위장병도 고치고 다이어트도 되는 등 이 소양인에게는 이

방법이 가장 잘 맞았다.

 

뜨거운 차와 등산으로 고질 변비도 치료

 

한번은 복부비만이 대단하고 체격이 좋은 남자가 찾아왔는데, 참 이상한 증상이 부부싸움만 하고 나면 위장이 탈이 나서

병원에 입원해야 될 정도란다. 심하게 토하고 설사하고 결국 탈수가 오니 병원 신세를 진다는 것이다. 한두 번도 아니고,

부부가 다투기만 하면 예외없이 며칠 고생해야 한다고 했다. 처방을 내렸다.

“두 분이 싸우려거든 산에 가서 싸우시오. 한번 산에 가서 실컷 싸우고 나면 완치될 것입니다.”

그리고는 나중에 부인만 불러서 충고해주었다.

“댁의 남편은 체질이 태음인이오. 태음인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병이 나는 체질이라 성질을 내면 간에 열을 받아서 위장

장애가 발생합니다. 본래 성정이 예의바르고 정직하지만 겁이 많고 고집이 세서 어떤 경우에도 누구에게도 고집을 꺾지

않으니 고집을 꺾으려 싸우지 말고 어린애 같이 잘 한다 잘 한다 칭찬을 아끼지 마시오. 그리고 당신은 왕이다 라고 해주

면 그 병은 재발하지 않을 것이요. 그리고 등산길에 동행하고 중요한 일을 결정할 때는 서로 의논해서 하고 부인 혼자 결

정하지 마시오.”

그 뒤 1년이 지났는데 한 번도 발병하지 않았다고 한다. 등산이 위장병에 좋았던 사례는 그뿐이 아니다.

어떤 노처녀가 변비가 심하고 아랫배가 고구마 자루 같이 경련이 일어 복통을 견딜 수 없었다.

하루 이틀이 아니고 수 삼 년이 되었으니 줄잡아 10년 넘은 고질병이었다. 속이 냉해서 장이 계속 경련을 일으키고 무능한

상태이므로 대변을 제때 밀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병의 고통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 못할 정도다. 이런 경우에는 변비약을 쓰면 쓸수록 그 부작용이 심해진다.

이 처녀에게 “삼복더위에도 뜨거운 차를 마시고 반신욕을 하면서 등산을 하라”고 권유하면서 약을 주지 않았더니 왜 약을

주지 않느냐고 묻는다.

“약으로는 치료가 안 되는 것입니다. 약은 먹을 때뿐이고 다시 재발하는 약이 거의 모두이니 약을 구하지 말고 실천으로

고치시오. 그리고 시집을 가세요.”

3년 후 남편과 더불어 아이를 안고 찾아왔는데 과연 미인이라는 것을 확인해주었다. 이런 환자일 경우 산에서 흘러내리는

물로 밥을 해 먹으면 참 좋다. 지금은 물을 사서 먹지만 옛날에는 계곡에서 흐르는 물을 떠서 먹고 밥도 해먹었다. 지금도

흐르는 물을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곳이 있을까? 깊은 산속이라면 그럴 수 있을까? 우리 산야를 깨끗이 지키는 일이 더

없이 중요하게 느껴진다.

산행으로 고칠 수 있는 위장병의 사례가 많은데, 특히 우리나라 산은 휴양림으로서 최고다. 다양한 위장병을 고치는 방법

을 골똘히 연구하면서 우리나라 산세를 만들어주신 하나님께 더욱 감사한다.


월간산/ 최형주 한의학 박사·영등포 명성한의원 원장. 한국체질의학연구회 회장.
           < 에언(豫言)>, <비방(秘方)>, <산해경(山海經)> 등 저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