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등반자료

설악산 유역도(流域圖)

by 청아 김종만 2013. 4. 28.

 설악산 유역도(流域圖)

 

 오랫동안 미루어 오던 일이 하나 있다.   설악산 전체의 골짜기 '유역도'를 그리는 일.
 그 동안 틈틈이 그려 오긴 했지만 일관된 작업 체계가 정립되지 않아서 작업결과가 쌓여서 완성을 향해 가는게 아니고 점점 흩어지기만 할 뿐이었다.
 
 그런 과정이 없을 수는 없다. 기존에 없던 체계를 새로 만들려다 보니 한 번 결정된 체계도 시간이 갈수록 잘못되거나 일관성이 유지되지 않는 점들이

 새로 발견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직 연구가 충분치 않은)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해 좀 더 탄력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기본 체계를 정해 놓고

 들어가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체계가 잘못되면 많은 시간을 들여 작업해 놓은 기존의 작업물들이 모두 재활용이 불가능하게 되어 쓸모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설악산 일대를 흐르는 가장 규모가 큰 하천을 중심으로(1:25,000 지형도를 기반으로) 하천별로 '유역도'를 만들고 점차 '수계도' 및 '지형도'를

 결합한 후,POI Layer를 씌우고, 최종적으로는 Mountaineering과 관련된 데이터베이스(등산로, 생태, 지형지물, 지질 등)를 추가해서 궁극적인 설악산

 지도를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유역(流域)'
'유역'은 (서양) 지리학에서 사용되는 용어인데 '하나의 하천의 강수(눈.비 등)를 모으고 있는 범위'를 의미한다.
쉽게 말하면 '한강 유역'이라고 하면 '한강물을 만드는 빗방울이 떨어지는 전체 영역'을 의미한다.
왜 '유역'의 개념이 필요하냐면 '골짜기' 또는 '계곡'의 영역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서
우리의 유일한 산줄기 공리인 <산자분수령> 법칙에 따라서 물이 나뉘어지는 경계선이 산(山)이라면 산에 의해 둘러싸여 하나의 골짜기를 이루는 영역이

 바로 '유역'이기 때문이다.
 
서양 지리학의 개념이 필요해서 갖다 쓰자는 게 아니고 어차피 이미 '같은 의미로' 정의된 용어이기 때문에 그냥 활용하자는 것일 뿐. 만일 '마루금', '골금'

처럼 '유역'에 걸맞는 더 좋은 '순 우리말'이 있다면 당연 그걸 써야할 것이다.
 뭐 없을까? '골누리'나 '물누리'도 괜찮을 거 같고, '골' + '울타리' = '골타리' 또는 '물타리'도 괜찮을 거 같고..

 
 '유역도'
 어떤 골짜기가 '정확하게' 어디부터 어디까지인지를 그림으로 나타내 보여주는 지도가 '유역도'이다.
 약 2년 전에 이와 관련된 포스트를 하나 작성한 적이 있다.<백담계곡 음청 뜯어보기 - 백담계곡 유역도(流域圖), 지맥도(地脈圖), 수계도(水系圖)>
 (2008년 3월 포스팅)
 
 유역도를 보면 골짜기 하나 하나의 모습이 또렷이 다가온다.
 예전에는 한 번도 체험해 보지 못했던 새롭고, 신기하고, 신비롭고, 재밌는 관점을 얻게 된다.
 왜 옛날에는 산 지도를 보면 '등산로'만 보였고, 그 다음에는 '능선'만 보였고, 그 다음에는 '물줄기'만 보였을까.
 
 이제는 골짜기 하나 집어들면 'X-선' 사진을 찍어놓은 것처럼 뼈와 살과 핏줄과 전체적인 모습까지 다 보인다.
 그래서 '유역도'는 중요하다. 골짜기 하나에 유역 하나. 나중에 설악산 전체가 완성되면

 나는 이것을 '퍼즐'로 만들 생각이다. 물론 골짜기 하나가 퍼즐 한 조각에 해당된다.
 퍼즐과 퍼즐이 연결되는 경계선이 바로 '산줄기(마루금)'이다. 퍼즐 안에는 핏줄처럼 물줄기가 표시된다.
 그래서 산(山)은 거대한 나무(木)와 똑같은 개념의 구조를 같는다.
 
 자, 그러면 구체적인 작업 방법론을 정해야 하는데, 여기저기 걸리는대로 작업할 수는 없는 법이니까 체계를 세워야겠다.
 
 우선은 지역의 분할.
 (1)본설악(내·외설악)
 (2)남설악
 (3)북설악
 (4)광역설악
 으로 4등분해서 작업 순서를 정해야겠다.
 
 그리고 수계의 분할.
 (1)한계천.자양천 수계  (북/남)
 (2)오색천 수계 (북/남)
 (3)물치천 수계
 (3)북천 수계 (북/남)
 (4)용촌천 수계 (북/남)
 (5)쌍천 수계
 (6)기타 수계
 순서대로 시간될 때마다 조금씩 퍼즐을 채워나가야겠다.
 (취미로 하는 거라서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 살아 생전에 못 끝내면 벗님들한테 떠맡기고 가야겠다. ㅋ)
 
 첫 번째 작업으로 한계천.자양천 수계 (북면)을 만들었다.
 크게 보시려면 그림을 콕! 누르시면 된다.(어떤 의견도 큰 도움이 되니 덧글을 통해 많이 의견 주셨으면 좋겠다.)
 
 [1] 설악산 유역도 – 한계천·자
 양천 수계 (북방)

 
 한계천. 자양천 수계처럼 두 개의 하천 이름이 결합된 경우가 종종 있다.
 우리나라에서 전통적으로 하천 이름을 붙일 때
 본 물줄기가 (물줄기가 갈라지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어느 특정 지점을 경계로 이름이 바뀌는 경우가 흔히 있다.
 
 어찌 생각하면 당연한 것이다.
 하천의 이름은 하천의 성격을 잘 담아 붙여주기 마련인데 어떤 지점을 경계로 그 성격이 크게 달라진다면 이름도 바꾸어 주는 게 더 자연스러운 개념이다.
 
 예를 들면, (올라가는 방향으로) 백담계곡은 용대리~백담사까지 구간의 계곡을 말하는데 백담사를 지나면서부터는
 계곡의 자태와 분위기가 확 바뀐다. 그래서 백담사~수렴동산장까지의 구간은 '수렴동계곡'이라는 다른 이름을 얻었다.
 
 수렴동 산장을 지나서 소청봉을 향해 올라가는 골짜기 구간은 전혀 '수렴'하지 않다. 오히려 구불구불 굽이쳐 흐르고 경사도 급해진다. 그래서 '구곡담 계곡'

 이라는 새 이름표를 붙여준다. 암튼 이와 같은 경우 본류 전체를 하나로 통칭하고자 할 때는 두 개의 하천 명을 붙여서 한꺼번에 표기하기로 했다.
 
 첫 작업 대상은 <한계천·자양천> 수계의 북쪽 방향 즉 <북면>의 골짜기들인데
 가장 높은 능선에서 출발해서 한계천·자양천까지 내려오는 가장 큰 세력의 골짜기만 1차적으로 골라서 유역도를 구성하였다.(소승골 제외) 
 
 하얀색 골짜기 이름은 그 동안 기존의 설악 지도를 통해서 잘 알려진 이름들이고,
 빨간색 골짜기 이름은 내가 임의로 붙인 <가칭> 골짜기명이다. (앞으로 토론 및 조사, 실사 대상임) 
 
 A1,A2,A3 등의 이름은 알파벳(A,B,C..)은 수계를 나타내는 심볼이고(A=한계천.자양천수계) 숫자(1,2,3..)는 일련번호이다.
 
[이슈 A1] "대승골"의 문제
 이 이슈는 예전에 "설악2.0"에서 한 번 제기된 바 있다. 오래 전부터 설악 지도를 접하신 분들은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으나
 <흑선동 계곡> = 일명: <대승골>로 표기된 지도가 상당수 있었고 지금까지도 그런 지도가 있으며 그렇게 알고 이름을 사용하시는 분들도 꽤 계시다

 는 것을 안다. 왜, 언제부터, 누구에 의해 <흑선동 계곡>=<대승골>인가.에 대해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상식적으로도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 <대승폭포>라는 거대한 이정표가 있는 골짜기는 정작 이름이 없는 '무명' 골짜기이고 그곳을 올라 꼭대기

 <대승령>을 넘어서 반대쪽으로 내려가는 골짜기는<흑선동 계곡> 또는 <대승골>로 이름이 두 개다?그것도 이름이 하필 <대승>이다?
 
 가장 자연스러운 것은 <대승폭포>가 있는 골짜기는 당연히 <대승골>로 붙여주고 그 반대쪽 골짜기는 <흑선동 계곡>이라 부르고 두 계곡의 정점 꼭

 대기는 <대승령>이라 부르는 것인데...연구된 바가 없어, 아직은 물증이 없다.
 
 [이슈 A2] "옛 석황사터골" 예전에 스켈퍼님께서 현재 석화사를 방문하셔서 스님들을 통해 직접 확인한 결과
 옛날에 오승폭포있는 골짜기 앞에 '석황사'가 있었고 지금도 그 '터'가 남아있다고 하니 그 골짜기를 "옛 석황사터골"이라고 불러도 무방하겠다.
 
 우리나라 지명에 "절골", "절터골"은 많이 나타나니까... 하지만, 이제 석황사도 갈직촌으로 이사갔으니
 이제는 그 골짜기를 석황사에서 오승폭포에게 넘겨주고 '오승골'이라 이름하는 게 어떨까 생각한다.
 골짜기의 이름은 그 골짜기를 식별할 수 있는 뚜렷한 표시나 성격을 대변해야 한다.
 그래서 '석황사터골' --> '오승골'로 개명을 추천하는 바이다.
 그러면 한계천.자양천 수계에 <대승골>, <오승골>, <소승골>이 조르륵 있으니 얼마나 보기도 좋은가. ^^;;
 
 [이슈 A3] "성골" '성골'이라는 이름은 '하늘벽'님이 현지 주민을 통해 확인해 주신 이름이다.
 '한계산성'의 일부를 지금도 뚜렷이 간직하고 있으므로 '성골', '한계산성골'이라 부르는 건 당연하다.
 애칭으로 '옥녀골' 정도 이름 하나 더 갖고 있어도 괜찮겠다 싶어서 그냥 이슈 삼아봤다. ^^;;
 
 [2] 설악산 유역도 - 오색천 수계 (북방)


 오색천 수계(북방)에 대해서는 다음 시간으로 미뤄야겠다. 오늘 할당 시간이 오버되어서.. ㅠㅠ


 [출처]설악산 유역도(流域圖)| 작성자 맘짱